1950년대까지 심리학계는 아기가 양육자에게 애착을 갖는 이유를 단순하게 설명했다. 먹이를 주기 때문이라고. 해리 할로우(Harry Harlow)는 이 설명이 틀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레서스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그 생각을 증명해 냈다.

두 어미, 하나의 선택

할로우는 갓 태어난 원숭이를 어미로부터 분리한 뒤 두 종류의 대리모를 제공했다. 하나는 우유병이 달린 철사 어미, 다른 하나는 먹이는 없지만 부드러운 천으로 덮인 어미였다. 원숭이들은 배가 고플 때만 철사 어미에게 갔고, 그 외의 거의 모든 시간을 천 어미 곁에서 보냈다.

철사 대리모와 천 대리모가 나란히 있는 할로우 실험 장치
왼쪽의 철사 어미에는 우유병이, 오른쪽의 천 어미에는 부드러운 천이 감겨 있다. (Harlow, 1958 / Wikimedia Commons CC0)

위협적인 자극이 주어지자 차이는 더욱 뚜렷해졌다. 낯선 소리와 움직이는 물체에 놀란 원숭이들은 즉각 천 어미에게 달려가 몸을 밀착시켰다. 먹이를 준 철사 어미는 안전기지가 되지 못했다. 애착은 먹이를 통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었다.

접촉이 남기는 것

할로우는 이 현상을 '접촉 위안(contact comfort)'이라 이름 붙였다. 부드럽고 따뜻한 신체 접촉 자체가 정서적 안정의 원천이 된다는 개념이다. 천 어미와 함께 자란 원숭이들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사회 행동을 보였다. 반면 철사 어미만 경험한 원숭이들은 성체가 된 뒤에도 또래 관계와 양육 행동 전반에서 결함을 나타냈다.

위협 자극 앞에서 천 대리모에게 달라붙는 아기 원숭이
위협적인 자극 앞에서 원숭이는 먹이가 있는 철사 어미가 아닌 천 어미에게 달려간다. (Harlow, 1958 / Wikimedia Commons CC0)

교육과 보육에서의 의미

할로우의 연구는 보울비의 애착이론과 함께 아동 발달의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먹이와 안전한 공간만이 아니다. 일관된 신체 접촉과 정서적 교류가 발달의 바탕을 이룬다. 이 발견은 보육원 운영 방식, 위탁 아동 지원 정책, 그리고 교사와 부모의 돌봄 실천에 직접적인 근거를 제공했다.

따뜻한 접촉과 예측 가능한 돌봄이 쌓일 때, 아이는 세상이 안전하다는 감각을 얻는다. 그 감각이 정서조절과 사회성의 토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