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자녀가 실패하거나 상처받지 않기를 바란다. 자녀가 시험에서 낮은 점수를 받거나 친구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열심히 준비한 일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면 부모의 마음도 함께 아프다. 그래서 어려운 과제를 대신해 주거나, 실패할 것 같은 일은 시작하지 않도록 막아주기도 한다.

이러한 행동에는 자녀를 보호하고 싶은 부모의 사랑이 담겨 있다. 그러나 자녀가 성장하면서 마주하게 될 모든 어려움을 부모가 대신 해결해 줄 수는 없다. 작은 실패와 좌절을 안전하게 경험하고 그것을 견뎌보는 과정은 자녀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힘을 기르는 기회가 된다.

실패를 경험한 뒤 감정을 가라앉히고 원인을 살펴보며 다시 시도하는 과정에서 자녀는 “어려워도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을 형성한다. 또한 힘든 상황에서도 감정과 생활의 균형을 회복하고 다시 적응하는 회복탄력성을 기르게 된다.

실패를 능력 부족으로 단정하지 않는다

자녀가 시험을 잘 보지 못하거나 과제를 끝내지 못했을 때 “너는 왜 이것도 못하니?”, “그러니까 처음부터 열심히 했어야지”라고 말하면 자녀는 실패를 자신의 능력이나 존재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자녀는 실패 자체보다 부모의 실망과 비난을 더 두려워하게 된다. 어려운 일에 도전하기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만 선택하고, 결과가 좋지 않을 것 같으면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하거나 핑계를 댈 수 있다.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지나치게 불안해하는 자녀도 있다.

부모는 “이번에는 원하는 만큼 되지 않았구나. 많이 속상했겠다”라고 자녀의 감정을 먼저 알아주는 것이 좋다. 그다음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려웠는지 함께 살펴보자”라고 말하면 자녀는 실패를 자신의 부족함이 아니라 해결해야 할 하나의 경험으로 바라볼 수 있다.

실패의 결과만 평가하기보다 준비 과정, 사용한 방법, 어려웠던 점과 다음에 바꾸어볼 부분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결과보다 시도와 과정을 알아준다

“잘했어”, “최고야”와 같은 결과 중심의 칭찬은 자녀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좋은 결과에만 관심이 집중되면 자녀는 성공했을 때만 인정받는다고 느낄 수 있다.

자녀의 노력과 과정을 구체적으로 알아주는 말이 필요하다. “어려웠는데도 끝까지 해보았구나”, “모르는 문제를 그냥 넘기지 않고 다시 읽어봤네”, “지난번과 다른 방법을 사용했구나”라고 말하면 자녀는 자신의 노력과 문제 해결 방법을 돌아볼 수 있다.

과정을 인정하는 것은 노력만 하면 모든 결과가 좋아진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충분히 노력했더라도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 무엇을 배웠고 다음에는 어떤 방법을 시도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시도한 경험이 존중받으면 자녀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부모가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하지 않는다

자녀가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부모에게도 쉽지 않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서툴게 하는 모습을 보면 대신해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러나 부모가 곧바로 문제를 해결해 주면 당장은 편해도 자녀가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며 결과를 경험할 기회는 줄어든다.

부모는 답을 바로 알려주기보다 “어떤 방법을 먼저 해보고 싶니?”, “지금까지 해본 방법은 무엇이니?”,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어디니?”라고 질문할 수 있다. 자녀가 선택한 방법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면 직접 시도해 볼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도움을 줄 때도 과제 전체를 대신하는 것보다 시작할 수 있도록 순서를 나누어 주거나, 필요한 자료를 찾는 방법을 알려주는 정도가 적절하다. 부모가 한 걸음 물러서서 기다릴 때 자녀에게는 자기 힘을 발견할 공간이 생긴다.

실패한 뒤의 감정을 충분히 받아준다

실패를 경험한 자녀에게 곧바로 “괜찮아”, “다음에 잘하면 돼”라고 말하면 자녀의 속상한 마음이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자녀에게는 다시 도전하라는 조언보다 먼저 실망하고 슬퍼할 시간이 필요하다.

“열심히 준비해서 더 속상하겠구나”, “친구들 앞이라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겠다”라고 감정을 알아주면 자녀는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고 표현할 수 있다. 감정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뒤에 실패의 원인과 다음 계획을 이야기해야 한다.

감정을 받아주는 것과 실패를 회피하게 하는 것은 다르다. 충분히 위로한 다음에는 자녀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작은 행동부터 시작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자녀는 힘든 감정도 견딜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작은 성공 경험을 이어준다

자녀에게 지나치게 어려운 목표를 제시하면 반복되는 실패로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 반대로 너무 쉬운 일만 주어지면 도전하는 힘을 기르기 어렵다. 현재 능력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목표를 정하고, 과정을 여러 단계로 나누어 경험하게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책 한 권을 모두 읽는 것이 부담스러운 자녀에게는 하루에 몇 쪽씩 읽도록 하고, 정리하기가 어려운 자녀에게는 책상 전체가 아니라 연필과 공책부터 정리하게 할 수 있다. 작은 과제를 스스로 완성한 경험은 다음 단계에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부모가 기대하는 큰 변화보다 자녀가 오늘 해낸 작은 한 걸음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 한 걸음이 쌓여 자녀가 자신의 힘을 믿는 바탕이 된다.

다시 도전하는 힘을 키우는 방법

  1. 자녀가 감당할 수 있는 작은 도전 기회를 제공한다.
  2. 실패했을 때 속상함과 실망을 충분히 표현하도록 기다려준다.
  3. 실패를 능력이나 인격의 부족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4. 결과보다 노력, 선택한 방법과 문제 해결 과정을 구체적으로 인정한다.
  5. 부모가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돕는다.
  6. 부모 자신의 실수와 다시 시도했던 경험을 자연스럽게 들려준다.
  7. 실패한 원인을 함께 살펴보고 다음에 시도할 한 가지 방법을 정한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자녀는 실패하지 않는 자녀도, 힘든 상황에서 항상 씩씩한 자녀도 아니다. 실패하면 속상해하고 때로는 잠시 주저앉지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필요한 도움을 요청하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자녀다.

이러한 힘은 “실패해도 괜찮아”라는 말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자녀가 작은 도전을 직접 선택하고, 실패의 감정을 안전하게 경험하며, 다시 시도해 보는 과정이 반복될 때 형성된다. 이 과정에서 부모는 문제를 대신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녀가 자신의 방법을 찾도록 돕는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야 한다.

결국 자녀가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힘은 성공의 횟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실패한 순간에도 자신의 가치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믿음,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안정감, 다시 시도하면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는 경험에서 자라난다. 부모의 따뜻한 공감과 차분한 기다림은 자녀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향해 다시 한 걸음 내딛게 하는 든든한 바탕이 된다.

참고자료

아래 자료는 편집부가 실제로 확인해 본문의 표현과 실천 안내를 점검하는 데 참고한 것이며, 각 자료의 적용 범위를 함께 적었다.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APA), Resilience guide for parents and teachers (2012). 회복탄력성은 학습 가능하며, 목표를 작은 단계로 나누어 달성하기·과거에 어려움을 이겨낸 경험을 상기시키기·자기 문제해결력 신뢰하기 등 10가지 실천으로 기른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 2026-09-07 확인

Mueller, C. M., & Dweck, C. S., Praise for intelligence can undermine children's motivation and performanc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5(1), 33–52. (1998). 지능(결과·능력) 칭찬보다 노력(과정) 칭찬이 실패 후 과제 지속성·과제 즐거움·수행을 높인다는 '과정 칭찬' 주장의 원전 근거. 대상은 미국 5학년생이며, 6개의 실험실 연구 결과다. · 2026-09-07 확인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HealthyChildren.org (Kenneth R. Ginsburg, MD), Perfectionism: How to Help Your Child Avoid the Pitfalls (2024). 소아과 학회의 부모 안내로서 '결과(product)보다 노력(effort)을 칭찬하라'와 성장 마인드셋(지능은 노력으로 발달한다는 믿음)을 뒷받침한다. · 2026-09-07 확인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HealthyChildren.org, Building Resilience (주제 허브 페이지). 회복탄력성의 정의 문장만 뒷받침한다. · 2026-09-07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