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키우다 보면 같은 말을 여러 번 해도 듣지 않거나, 하지 말라고 한 행동을 반복하는 순간이 있다. 바쁜 아침에 자녀가 옷을 입지 않고 장난을 하거나, 식사 시간에 돌아다니고, 형제자매와 다투는 모습을 보면 부모도 지치고 답답해진다. 처음에는 차분히 이야기하다가도 결국 목소리를 높이거나 벌을 주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훈육의 목적은 자녀를 혼내거나 부모의 말을 즉시 따르게 하는 데 있지 않다. 훈육은 자녀가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과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고, 상황에 맞는 행동을 하나씩 배워가도록 돕는 교육 과정이다. 따라서 훈육에서는 부모가 얼마나 강하게 말했는가보다 자녀가 무엇을 이해하고 배웠는가가 중요하다.
행동보다 먼저 자녀의 마음을 살펴본다
자녀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피곤하거나 배가 고플 때 짜증을 낼 수 있고, 부모의 관심을 받고 싶어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자녀는 울거나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지거나 다른 사람을 밀치는 행동으로 마음을 나타낼 수 있다.
특히 어린 자녀는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화가 나거나 속상할 때 행동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고 부적절한 행동을 모두 허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감정은 이해하되 행동에는 분명한 한계를 알려주어야 한다.
부모는 행동만 보고 “왜 또 그래?”, “너는 항상 문제야”라고 꾸짖기보다 “속상했구나. 하지만 물건을 던지면 다칠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자녀는 자신의 감정이 받아들여졌다는 안정감을 느끼면서도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의 기준을 배울 수 있다.
자녀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은 잘못된 행동을 눈감아 주는 일이 아니다. 감정과 행동을 구분하여 가르치는 것이며, 자녀가 감정을 더 안전한 방법으로 표현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하지 말아야 할 행동과 해야 할 행동을 함께 알려준다
“뛰지 마”, “소리 지르지 마”, “동생을 괴롭히지 마”와 같은 말만으로는 자녀가 그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 금지하는 말은 행동을 잠시 멈추게 할 수 있지만, 바람직한 행동을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지는 못한다.
따라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알려준 뒤에는 대신 할 수 있는 행동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집에서는 뛰지 마”라고만 말하기보다 “집에서는 천천히 걷고, 뛰고 싶을 때는 놀이터에서 뛰자”라고 알려주는 것이 좋다. “소리 지르지 마” 대신 “작은 목소리로 다시 말해보자”, “동생을 때리지 마” 대신 “싫을 때는 ‘하지 마’라고 말하거나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하자”라고 설명할 수 있다.
부모가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주고 여러 번 연습하게 하면 자녀는 같은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배우게 된다. 훈육은 잘못을 지적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는 어떻게 행동하면 좋은지를 가르쳐 주는 데까지 이어져야 한다.
일관되고 차분한 태도를 유지한다
같은 행동을 어떤 날은 허용하고 어떤 날은 크게 혼내면 자녀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기준을 이해하기 어렵다. 부모의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규칙이 자주 바뀌면 자녀는 행동의 기준보다 부모의 표정을 살피게 될 수 있다.
가정의 규칙은 많기보다 꼭 필요한 몇 가지를 정하는 것이 좋다. 안전, 타인 존중, 기본적인 생활습관과 관련된 규칙을 자녀의 연령과 발달 수준에 맞게 정하고, 가족이 가능한 한 일관되게 적용해야 한다. 부부나 주양육자 간의 기준이 지나치게 다르다면 자녀가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먼저 의견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
훈육할 때는 긴 설명이나 감정적인 비난보다 짧고 분명한 말이 효과적이다. “너는 왜 화만 나면 이 모양이니?”처럼 자녀의 인격을 평가하지 않고, “많이 화가 났구나. 그래도 사람을 때리거나 물건을 던질 수는 없어. 손을 내려놓고 숨을 천천히 쉬어보자”와 같이 감정은 인정하되, 폭발적인 행동에는 분명한 한계를 세우고 안전하게 진정하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부모가 화가 많이 난 상태에서는 올바른 훈육이 어려울 수 있다. 이때는 자녀가 안전한지 먼저 확인한 뒤 잠시 숨을 고르고, 감정을 가라앉힌 후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모습 자체도 자녀에게는 중요한 배움이 된다.
잘한 행동을 구체적으로 알아준다
훈육은 잘못한 행동을 바로잡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녀가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때 그 순간을 알아보고 구체적으로 말해주는 것도 중요한 훈육이다.
“착하네”라고 말하기보다 “동생이 가지고 놀 때 기다려주었구나”, “엄마가 말하기 전에 장난감을 정리했네”라고 이야기하면 자녀는 자신이 어떤 행동을 잘했는지 알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자녀는 칭찬만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을 점차 익히게 된다.
작은 변화도 알아봐 주는 부모의 말은 자녀에게 “나는 다시 해볼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심어준다. 자녀는 잘못을 지적받을 때보다 자신의 노력이 인정받을 때 새로운 행동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부모가 실천할 수 있는 훈육 방법
- 자녀의 감정과 행동의 이유를 먼저 살펴본다.
- 감정은 받아주되 위험하거나 부적절한 행동에는 분명한 한계를 세운다.
- 안 되는 이유를 자녀의 눈높이에 맞게 짧게 설명한다.
- 하지 말아야 할 행동과 대신 할 수 있는 행동을 함께 알려준다.
-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때 그 행동을 구체적으로 인정한다.
- 부모가 화가 났을 때는 자녀의 안전을 확인하고 잠시 멈춰 마음을 가라앉힌다.
- 가족이 함께 지킬 수 있는 규칙을 정하고 일관되게 적용한다.
자녀는 한 번의 훈육으로 모든 행동을 바꾸지 않는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배운 것을 잊어버렸다가 다시 연습하면서 조금씩 성장한다. 따라서 훈육의 효과는 자녀가 즉시 울음을 멈추거나 부모의 지시에 따르는가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좋은 훈육은 자녀에게 두려움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기준과 다시 해볼 기회를 남긴다. 부모가 자녀의 감정을 이해하고, 한계를 일관되게 알려주며, 바람직한 행동을 반복해서 가르칠 때 자녀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행동에 책임지는 힘을 기르게 된다. 결국 훈육은 자녀를 통제하는 일이 아니라, 자녀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배우도록 곁에서 안내하는 일이다.
참고자료
아래 자료는 편집부가 실제로 확인해 본문의 표현과 실천 안내를 점검하는 데 참고한 것이며, 각 자료의 적용 범위를 함께 적었다.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HealthyChildren.org, What’s the Best Way to Discipline My Child?. 차분한 시범, 연령에 맞는 일관된 한계, 구체적인 인정 등 긍정적 훈육을 안내한다. 본문의 대화 예시는 편집부가 구성한 실천 예시다. · 2026-09-07 확인
IRIS Center, Vanderbilt University, Page 6: Descriptive Assessments. 초등학교 행동 지원에서 행동 전후와 배경 사건을 여러 날 관찰하는 ABC 기록을 설명한다. 기록만으로 감정이나 진단을 확정하지 않는다. · 2026-09-07 확인


